작은 가족사진
by 구리 배선복 가족사진가
“선생님 안녕하세요. 다음 주 일요일에 가족사진 촬영 되나요?”
매년 가족사진을 촬영하는 가족에게서 올 해도 어김없이 전화가 왔다. 어머니 하고는 목공 공방에서 잠깐 마주친 인연이 있다. 여가로 목공을 하는 어머니는 남편과 결혼하면서 정한 규칙이 있다. 매년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어서 앨범에 보관하는 것이다.
이 가족과는 4년 정도 같이 했다. 아이가 많이 어렸을 때부터 가족사진을 찍었는데 이제는 제법 커서 형과 아우가 의젓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아직 초등학생이라 장난을 많이 친다. 형이 사춘기가 오면 조용해지겠지만 올해는 아직 이다.
가족사진을 촬영하면서 느끼는 것은 부부 사이가 너무 좋다는 것이다. 손을 잡고 나란히 서서 앞을 보는 포즈에서 미묘한 표정의 변화가 보인다. 손을 잡는 것은 친한 관계에서만 가능하고, 엄마의 미소와 아빠의 편안한 표정은 부부의 관계가 좋다는 것을 나타낸다. 아빠는 웃는 표정보다 약간 근엄한 표정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남성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 같다. 하지만 촬영하다 보면 드러나는 부드러운 미소는 아내와 가족을 사랑하는 남편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아이와 같이 가족사진을 찍을 때는 아이들이 서로 장난을 친다. 서로 간지럼을 피우거나 엄마에게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아직 엄마의 관심을 받고 싶은 어린 소년들이다. 사춘기가 오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여러 사진을 찍고 사진을 고르는 시간에 고른 사진은 작년과 동일한 포즈의 사진과 형제가 사이 좋아 보이는 사진이다. 부모는 형제가 사이좋게 잘 크기를 바라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서로 장난은 쳐도 심하게 싸우지는 않는 것 같다. 이런 사진을 두고두고 보게 된다면 나도 모르게 친밀한 감정을 마음속에 쌓게 될 것이고 엄마, 아빠는 이것을 원하는 것일 것이다.
엄마 아빠의 바람대로 아이들이 우애가 좋게 잘 자라나고 부부도 행복한 가족이 되기를 바란다. 가족사진을 촬영할 때도 그런 바람으로 촬영을 하니까 그렇게 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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